판타지라 정의하기 힘든 판타지 소설...
그중에 일본 작품에서 꼽으라면 하루키 형아의 "일각수의 꿈 (세상의 끝과 하드보일드 원더랜드)"
그리고 한국 작품에서 꼽으라면 이외수 오빠의 "벽오금학도"를 들이대겠다!
"달 중에 가장 밝은 달이 무엇이냐?"
며칠전
외수옹 플톡에서 상큼쇼크를 주웠었고... 오늘 또 몇가지 생각하다가 벽오금학도가 떠올라 버렸다. 그래서 먼지 쌓인 책을 다시 꺼내어본다..
__강은백이 버스에서 징쟁이를 만나는 장면____
"어디까지 가십니까." 버스가 마석을 지날때였다. 곁에 앉아 있던 사내가 말을 걸었다. (중략)
"특별히 정해놓은 행선지는 없습니다."
"저하고 같은 처지로군요. (중략) 제 아버님은 조상의 대를 이어 징을 만드는 사람이었습니다. 무척 가난했었지요. 소리가 제대로 잡힌 징을 만드려면 목욕재계를 하고 온갖 치성을 다 드려야만 합니다. 가히 수도자적인 마음가짐을 ...(중략) 제대로 징이 만들어지는 데는 꼬박 한달 정도의 시일이 걸립니다. 그러나 만들어 놓아도 찾는 사람은 별로 없었습니다. (중략) 간신히 끼니를 때워 갈 정도였습니다. (중략) 아버님은 오직 징 만드는 일밖에 모르시는 분이었습니다. 아버님은 징 소리가 세상만물들의 잠든 영혼을 일깨워 준다고 믿고 있었습니다. (중략) 반드시 새벽에 삼합수(세갈래 강물이 합쳐지는 드문 지형)에 나가 소리를 잡아야 하는데 다섯살 때부터 귀를 틔워 놓아야만 제대로 소리를 잡을 수 있는 장인이 될수가 있다고 합니다. 저는 다섯살때부터 날마다 새벽이면 강제로 이불 속에서 끌어내어졌습니다. 정말로 진저리쳐지는 일이었습니다. 아버님이 그토록 증오스러울 수가 없었습니다. 어릴 때 저는 몹시 허약했지요. 눈을 뜨면 언제나 (중략) 하지만 열살이 넘어서까지 제귀는 트이지 않았습니다. 아버님은 대물림을 걱정하셨지만 저는 죽어도 징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지는 않았습니다. (중략) 열두살 때에 저는 현실에 강한 반발을 느끼고 무작정 가출해 버리고 말았는데 어느 고아원에 붙잡혀 가 일년동안 원생으로 있다가 독일로 입양되어졌습니다.
(중략) 양부모님들은 (중략) 유명한 바이얼리니스트에게 바이얼린을 배울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습니다. 저는 마치 바이얼린이라는 악기가 저를 위해 만들어진 악기라고 생각되어질 정도로 성장이 빨랐습니다. 사사를 받은지 오년도 못되어 권위있는 콩쿠르에서 여러번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을 누리기 시작했습니다. (중략) 이제 양부모님들은 모두 돌아가시고 독일에는 저 혼자뿐이었습니다. 저는 마침내 귀향을 결심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웬지 그즈음 제 음악은 딜레머에 빠져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을 향수병 때문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중략) 놀랍게도 부모님은 옛날 그 자리에 그대로 살고 계셨습니다. (중략) 아버님은 그때까지도 제가 나타나면 대물림을 하겠다는 생각을 버리지 않고 계셨습니다. 반드시 장손이 대물림을 해야 된다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그러한 아버님의 완고성에 벌컥 짜증부터 치밀어 올랐습니다. 아버님이 만드시는 징 천개를 팔아도 제가 가지고 있는 바이얼린 (스트라디바리 진품임 - -;; ) 한 개를 살 수가 없노라고 (중략) 이런 단조로운 소리의 타악기 하나에 매달려 자손만대가 배를 곯으면서 (중략) ...
아버님은 아직도 제 귀가 소리를 제대로 들을만큼 틔어 있지 않기 때문에 징을 잘 모르고 있을 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중략) 아버님은 제 말을 들으시더니 그 서양 깽깽이가 그렇게 대단하다면 어디 한번 내가 만든 징 소리와 겨루어 보자고 말씀하시더군요. 다음날 새벽 어두컴컴할 무렵에 아버님은 어릴 때처럼 저를 다시 이불 속에서 끌어 내셨습니다. (중략) 아버님은 저를 데리고 읍내에서 약 십여 리 떨어져 있는 금의산으로 갔습니다. (중략) 폭포가 하나 있었습니다. 장엄한 폭포였습니다. 물소리가 천지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중략) "깽깽이를 여기서 한번 켜보도록 하여라. 폭포소리가 그 서양 깽깽이 소리에 숨을 죽이고 귀를 기울이는 기미라도 행여 있으면 나는 오늘부터 징 만드는 일을 그만 두겠다" (중략) 제가 연주한 곡은 파가니니 바이얼린 협주곡 일번이었습니다. 아버님은 눈을 지그시 감으시고 처음부터 끝까지 바이얼린 소리에 귀를 모으고 계셨습니다. 그러나 연주가 다 끝났을 때 저는 솔직히 말해서 비참한 기분이었습니다. 연주하는 동안 시종일관 폭포소리가 제 바이얼린 소리를 지푸라기처럼 바스러뜨려 놓고 있었습니다. (중략) 주변에 있는 풀과 나무들이 저를 향해 끼득끼득 웃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이번에는 징 소리를 들을 차례다." 아버님이 말씀하셨습니다. "단 세번만 칠 터인즉 잘 들어 보도록 하여라." 아버님은 산신령께 세번 절하고 징과 징채를 집어들었습니다. 첫번째 징이 울리자 일순 폭포소리가 뚝 끊어지는 듯한 느낌을 불러 일으키면서 징 소리만 온 산을 가득 채운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산이 기지개를 켜고 있었습니다. (중략) 사물들이 생기를 되찾기 시작했습니다. 징소리는 오래도록 여운을 주며 (중략) 잠시후 징 소리가 점차 사그라들면서 폭포소리가 다시 살아나고 있었습니다. 그때였습니다. 두번째 징이 울렸습니다. 그때 저는 분명히 들었습니다. 산속에 있는 모든 사물들이 징 소리와 화음을 이루어 일제히 (중략) 하지만 아버님은 세번째 징을 치시지 않으셨습니다. 저는 아버님께 여쭈어 보았습니다. "왜 세번째 징은 치시지는 않습니까." 그러자 아버님께서는 저를 한심하다는 듯한 눈초리로 바라보시면서... (후략)
__여기까지 (궁금하면 사서 보시라. 사기 싫으면 빌려드릴께 말씀하셔 ^^)____
결국 징 만드는 사람이 되기 위해 전국의 산천을 여행하게 된 아들의 작은 에피소드가 무척 감동적이었다.
실은, 천부경의
palindrome틱한 구조를 다시 찾아보고 싶어서 책을 펴들면서, 문득 기억이난 신선마을에서 돌을 짚어 던지는 장면을 찾아보고 싶어서 책 3분의 2쯤에서 턱하니 처음 펼친 페이지에 바로 이 징 에피소드가 있었다. 다시 봐도 개감동 철철 흘러넘친다!!
그리고 애초에 찾으려했던 천부경의 회문적 구조..
__천부경____
一始無始一析三極無
盡本天一一地一二人
一三一積十鉅無櫃化
三天二三地二三人二
三大三合六生七八九
運三四成環五七一妙
衍萬往萬來用變不動
本本心本太陽昻明人
中天地一一終無終一
__이하 풀이____
일시무시일 一始無始一 : 도라는 것은 하나로 비롯하되 하나에서 비롯되지 않는다.
석삼극 析三極 : 하나에서 쪼개어 나와 셋에 이르되 변화가 다함이 없어 만물을 낳는다.
무진본 無盡本 : 큰 근본 (하나)는 다함이 없다.
천일일 지일이 인일삼 天一一地一二人一三 : 하늘은 하나에 하나이며, 땅은 하늘에 하나를 얻어 둘이되며, 사람은 하나를 얻어 셋이된다.
일적십거 一積十鉅 : 하나는 수의 시작이고, 열은 수의 큰 마침이다.
무궤화삼 無櫃化三 : 천만의 모든 변화는 삼극의 변화삼. - -;;
천이삼 지이삼 인이삼 天二三地二三人二三 : 하늘(하나)를 둘로 나누면 음과 양으로 셋이되고, 땅은 부드러움과 단단함, 사람은 어짊과 옳음이삼. (무우.. 어렵다 - -)
대삼합륙생팔칠구 大三合六生七八九 : 하나를 둘로 나누고 두갑절을 곱해 여섯이 되고 땅과 사람과 그 각각이 제각기 합쳐 일곱과 여덟이 되어 아홉수는 이모든 것이 돌고 돌아 다 쓰이고 함께 있다구.
운삼사성환오칠 運三四成環五七 : 셋에서 본은 끝이나나, 이 후 모든 합침이 천지조화를 작용하칠.
일모연만왕만래용변부동본 一妙衍萬往萬來用變不動本 : 둘이 아니면 남을 측량할 수없으니 둘이 아님은 하나이다. 흩어지면 만번가고 거두면 만번 온!
본심본 本心本 : 마음의 근본은 마음이고 하나인 것.
태양앙명 太陽昻明 : 마음의 밝음은비치지 않는 곳이 없다.
인중천지일 人中天地一 : 사람 속에 하늘과 땅이 하나되어 있다.
일종무종일 一終無終一 : 도라는 것은 하나일 따름이어서 하나로 마치되 하나로 마침이 없다.
__불펌끝____
큐휴! 아원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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