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공계 블루스

enzoy : 쇠털나날/기계X꼬 - 개발자느낌 : 2002/04/03 00:31

[JS의 글]
울과 애 말을 들으니 요새 한국에서 이공계 출신들이 찬밥신세로 전락해가고 있다고 하더만..
정말 그러냐?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울과애중 몇몇은 고시 공부하고 있다고 하더만..
한명은 경희대 한의대로 이번에 들어갔고... 공돌이가 만들어가는 세상... 정확한 세상..
대전 연구소에 있는 박사가 뭐 자기 아들이 공대 갈려고 하면 대학 안보내겠다고 했다던가... 쩝..
좀 그렇네...

SI (2002/4/2,9:14)

    ㅋㅋ 내 주위에 있던 공대출신 아버지들중에.. 애들을 공대 보내겠다는 사람은 한명도 없던데..
    나역시 반대를 무릅쓰고 공대에 왔건만..

그린 (2002/4/2,20:2)

    찬밥신세라니.. 일자리가 없는것도 아니고, 다른 직종에비해 월급을 박하게
    주는것도 아닌데.. 많이 받는 의사,변호사랑 비교를 해서 문제야..
    걱정할것도 아닌데, 괜히 여기저기 들쑤시고 하니까 문제가 심각한것 같은거야..
    내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니다. 안그래도, 의사 변호사 적어서 문젠데, 다들 그거한다고
    난리치면 좋지, 소비자 입장에서...

enzoy ::
JS의 글에 붙인다. 이 얘기는 내가 어떤 사람한테 들으면서 꽤 동감했던 얘기를 고대로 엮는 것이다. (Johan과는 내가 호주 놀러갔을때 상원씨와 얘기할때 비슷한 얘기 했었지)

내가 보기에, 기술자의 위치에 대해 부정적인 관점을 갖는 사람들은 기술자와 *사를 비교한 것은 아니리라 본다. "마케터"... 경제 / 경영쪽... 그리고 사람을 다루는 역할의 사람. 더 나아가 큰 규모의 사람을 다루는 역할의 사람과 비교를 하게 되는 것이리라 생각한다.

기술이 쉬워져서 그 습득 또한 쉬워지고... 원하는 프로그램을 구현하는 것이 역시 쉬워진 요즘 세상에서, 꽤 많은 경우에 있어서 기술자의 기술은 등한시되는 경우... 그런 상황이 많이 발생한다. 기계와 자원을 제대로 이해하면서 더 좋은 구조로 더 작은 크기로 더 빠른 속도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그다지 의미가 없는 것. 추잡하고 CPU 소모적인 구현으로 말도 안되게 프로그램을 만든 다 해도 CPU가 빠르고 램이 넓어서 커버가 되고... 그래서 더 빠른 기간안에 사용자가 원하는 스팩(간혹은 한숨이 나오는 개념없는 형태의 스팩)을 더 예쁜 외관으로 만들어 주는 개발자가 더 인정 받는 상황도 생기고, 이러한 결과물은 요즘 세상에서는 이미 잘못된 것이 절대 아니다.

(특히 한국적 성향의 SI쪽의 업무와 덩치큰 회사들의 업무가 이런 성향이 살바이 끼게 되기 때문에 한국의 기술자들은 많은 년수가 스쳐 지나가면서 점점 이런 딴 생각들을 하게 되는 것 같다.)

어떤 회사가 어떤 프로덕트를 팔때에, 그것을 어떻게 만들어 낼것이냐하는 구현 과정의 기술력보다는 섭외와 유치와 기획서 작성 제출, 멋진 프리젠테이션, 그리고 좋은 이미지 확보와 신뢰감 조성 등등의 마케팅 팩터가 더 중요하게 되어간 부분들이 있다.
물론, 이 얘기가 들어맞지 않는 분야와 회사들도 있다. 하지만 기술 구현과 개발이 쉬워져 가기 때문에 이러한 성향과 대세가 있는 것은 진실이다.

회사에서 마케터의 중요성이 개발자보다 훨씬 더 높은 상황이 자꾸 발생을 하게 된다.
"개발자? 뽑으면 되지. 어떻게든 만들수 있지..."
"하지만 마케팅이 프로덕트를 팔아주지 않으면, 시장을 물어주지 않으면 뭘 만든들 그게 무슨 소용이야?"
라는 말이 점점 쉬워지고, 실제로 그 말이 맞는 상황도 점점 더 많이 생긴다...

그리고, 요즘의 전산 전공 졸업자들이 모두 "자바"밖에 할줄 모른다며 옛 세대의 개발자 들은 혀를 차고 클클대지만, 그것이 그렇게 쉽게 할수 있는 말만은 아니 라는 생각이 살짝 들기 시작한다.

사용자 대중도 그런 성향의 개발을 원하는 스타일로 이미 물들었다. 전체에 있어 소수에 해당하는 "개념 있는 프로그램을 좋아하는 깐깐하거나 구조적 성향과 사고를 가진" 유저들은 예전처럼 리더 클럽으로서 큰 영향을 못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결국은 우리가 사는 세상은 사람들이 모여 엉겨 살고 있는 곳이기 때문에 결국 모든 것은 "사람을 다루는" 문제가 되는 것이다. 사람을 다룰줄 모르면 아무리 기술이 뛰어나도, 멀리 & 큰 규모로 무언가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결국 시장과 유저 대중을 이해하며 경영과 경제를 다룰줄 아는 사람이 Big Guy가 될수 있고 큰돈을 벌 수 있는 것이다.

내 동기들과 마찬가지로 아직 한참 어린 내가 얼마나 정확히 짚어서 설명을 제대로 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이유 + 그외의 여러가지 이유와 과정에 의해 나이든 기술자들은 자꾸 그런 다른 분야로 눈이 돌아가고 자신에 대한
회의가 생겨나게 되는 것 같다.
"이젠 개발자는 뭐 거의 TV 수리공 수준이지... 원하는대로 예쁘게 빨리 만들어 주면 되는거자나. 기계 똥구멍 쑤시고 있는 꼴이야."
이런식의 말까지도 하게되는 거지..

물론 그린이 말했듯이,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볼것까지는 없고, 개발자도 충분히 행복하고 부유히 살 수 있다고 생각되기도 하고 ^^;;;

나 같은 경우는 어떻게 생각하냐면...;;
실은 별로 생각이 없다... -_-; 다만 위에 내가 주절주절 쓴 얘기들은 대기업 위주의 사람들, 혹은 IT쪽에서 만고풍상을 겪은 사람들이 주로 하더라는 것하고, 역시 세상은 서로 다른 사람들이 서로 다른 상황에서 섞여 살아가는 것이라서 결국 모든 것은 "유기적"으로 이해를 하는 것이 맞을 것 같으며, 또한 이사람에겐 이럴수 저사람에겐 저럴수도 있는 것이고...
내가 아주 대책없이 사는 놈이 아니라면 지나치게 많은 생각과 걱정은 오히려 우리나이엔 아직 해로울 것 같다는 정도...

게다가 나는 뭐 돈을 벌겠다거나 편하게 잘 살아보겠다거나 하는 의지가 별로 없는지라.. 저런 식의 고민은 거의 안하고 산다 -_-;;; (게다가 난 결혼할 생각도 아직 없으므로, 많은 부분에서 꽤 자유를 누리는 것 같다 -_-)

다만.. 난 많은 폭넓은 경험을 해보고 살고 싶다...
(쓰고 보니 참 횡설수설일세.. 올리지 말아부릴까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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