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감의 끝.

enzoy : 쇠털나날 : 2008/09/06 05:08
노트북을 잃어버렸다.

과음을 한 탓도 있었고, 최근 이래저래 정신줄 놓고 다녔던 이유도 있으리라.

뭐 암튼 이번 노트북 분실에 의한 정신적 공황상태는 크나큰 충격이다 못해 머리속이 텅빈듯 아무런 감정조차 느껴지질 않는 단계로 올라섰다... 노트북 안에 들어있던 것들이 무언인지... 처음엔 오히려 잘 생각이 안나다가... 며칠 나날이 지나면서 하나둘씩 떠오른다.

지난1년간의 일기들과 사진들.
지난1년간 옛하드에서 복구해낸 초옛날 자료들.
2003년부터의 개인 계좌 총망라 장부 엑셀 파일. (그 구조... 다시 못짤것 같다)
지난1년간 모으고 정리하여 테마별로 분류해둔 짤방 파일들.

타이밍도 기가막혔다.

원래 저 데이타들의 많은 부분은 데스크탑에 있던 것들인데, 데스크탑에 파워서플라이가 부족하여 하드가 깜빡깜빡 정신줄 놨다가 다시 들어오기도 하는 상황을 반복하면서 재부팅도 자주하고 그러다보니 윈도우즈도 썪고, 디스크에 오류도 많이 생기기 시작하여... 모든 자료를 노트북쪽으로 백업하고선 파워서플라이를 바꾸면서 하드 포맷 & 재설치를 한게 약 두달전이다.

다시 자료를 데탑으로도 복사했어야 하는데, 바쁘고 정신없기도 했고 귀찮기도 했다.
강남과 상도동을 오가는 이중거처지 생활을 하다보니 아무래도 노트북 컴퓨터 사용이 메이져가 되었고... 데스크탑 관리 및 자료백업은 뒷전이 되어버렸던것.

뭐 암튼 그래도 정신 좀 챙기고... 복구할 수 있는 짤방 및 일기장 사진들을 추려보려고 노력하고 싶었다. 예를 들어, 얼마전에 애인의 협조요청으로 사악~파일을 지우고 용량을 확보해서 빌려줬던 디카의 메모리 카드에는 그전에 상당량 장기간의 일기 거리 사진들이 쌓여있었기에 파일복구를 통해 많은 부분을 살려 낼 수 있을 것이다.
게다가 결국 비워진 메모리카드의 디카는 전혀 사용되지 않고 반납되었기에... 잘하면 모든 파일을 살려낼 수 있을지도 모른다...

며 희망을 가지던 중에 깨달은 것은...

똑딱이 디카 (산요 쟉티)도 잃어버렸다.

작티 이녀석... 행방이 묘연하다. 결국 잃어버린 것 같다. 에효... 뭐 이미 절망을 느끼기엔 내 뇌속의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하다. 그리고 앞으로 내 삶에 있어서 당분간은 "접사"의 묘미도 찾을 수가 없게 되었다.

머리속으로 생각만 하고 2년째 찍지 못하고 있는 여러가지 짧은 동영상들도... 이제서야 안찍기로 마음먹으며 홀가분해질 수 있었던 것이다.

마음을 비우고선... 그나마 인터넷에서 찾아서 복구할 수 있는 짤방과 여기저기 게시판에 올렸던 직찍 사진들을 다시 받아다가 정리하던 중...

데스크탑 하드가 사망하셨다.

위에 설명한 몇가지 상황을 견뎌내느라 그동안 고생이 많았던 하드였다.
언제 사망해도 이상하지 않다. 오히려 '지금까지라도 버텨줬던게 고마워 동지. 너를 잊지 못할거야.' 라고 말해주고서는 박제를 해서 액자에 걸어주고 싶은 심정인 것이다...

뭐 결국 그래서...

이젠 홀가분한 마음으로 다시 블로그 포스팅을 시작할 수 있을것 같다 ^^;;;

요즘 가을 하늘이 참 파랗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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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ent(s) :

  1. spectrum 2008/09/28 22:46 MODIFY/DELETE REPLY

    꾸엑, 쓰리콤보 크리네. 쟉티는 지금도 종종 생각날 정도로 존 카메란데 300만화소 짜리 주제에 말도 안되는 접사, 말도 안되는 동영상 아흑흑
    하드는 백업한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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