룩소 쥬니어. [Bug's Life]

enzoy : 쇠털나날/레져&아르트&여행 : 1999/01/30 05:42

저는 남들보다 아주 늦게서야 벅스 라이프를 봤답니다. 희한하게도 드림웍스의 개미 Antz 는 개봉한지 얼마 안되어 극장에서 봐놓고 픽사 PIXAR 의 벅스라이프 Bug's Life 는 극장에서 안봤지요. 전 PIXAR를 아주 좋아합니다. 간혹 누가 장래 포부가 뭐냐고 물으면 (실은 저에게 포부란 것이 없습니다만, ...) "PIXAR에서 함 일해보는 것이다" 라고 택도 없는 농담을 지껄이기도 했답니다.

드림웍스의 Antz가 PIXAR의 Bug's Life 프로젝트 정보를 몰래 훔쳐 급조한 애니메이션으로 선수를 쳤다는 사실은 공공연하지요. Antz만 돈내고 관람했던 저는 스티븐 잡스의 Antz에 대한 입장을 적은 인터뷰 기사를 봤을 때 심히 찔려해야 했었지요. ^^;;; (친구들의 정기모임에서 영화를 보기로 해서 같이 Antz를 본거였죠)

동영상으로 Bug's Life를 보게 되었을 때...
저는 그만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눈물을 핑 돌려야 했습니다. PIXAR 라는 글자가 크게 화면에 나오고... 화면에 Luxo Jr.가 뛰어 나왔기 때문이었죠. Luxo Jr.는어린 시절 저에게 처음으로 컴퓨터 에니메이션의 감동을 전해 준 캐릭터였습니다. 룩소가 I자 위에서 점프를 하다가 아주 재미있다는 듯이 온몸을 떨며 팔짝 뛸 때... 순간 눈에 눈물이 글썽하더군요. (왜 저런 장면에서 눈물을 돌리나 싶으며 저를 변태라 할 사람도 있겠지만...) 내가 룩소에 관해 까맣게 잊고 몇 년을 살아왔는지...

그래서 인터넷에서 혹시 Luxo Jr.의 동영상이 없을까 찾아봤지요... 여러군데 헤맨 끝에 나는 PIXAR의 초기 작품을 모두 모아 버리는 쾌거를 거두었답니다. ^^;;; 내가 찾던 Luxo Jr. 이외에도... 빨간 외발 자전거의 슬픈 꿈 Red's Dream, 눈이 흩날리는 장난감 속의 눈사람의 굵고도 짧으면서 흥미진진한 희노애락을 그린 Knick Knack (이 애니의 주제는 "안되는 놈은 안된다." 인 것 같습니다.), 장난감군악대병정의 장난감으로서의 사명(^^;;;)을 그린 Tin Toy...

정말로 PIXAR의 옛 작품들을 다시 보면서도 새삼스럽게 느끼는 경이로움... 그들은 어떻게 관절도 몇 개밖에 없는 캐릭터들로 (스텐드가 캐릭터인 룩소의 경우는 정말 관절이라곤 딱 세 개밖에 없죠. 표정이 그려지는 얼굴 같은 것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 많은 감정 표현을 그렇게도 잘 해 내는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그렇게 짧은 동영상 시간 내에 인생의 오낮 희노애락을 모두 표현해 낼 수 있는 것인지... 푸허허.. 정말로 존경스런 집단입니다.

아무리 다시 봐도... 요즘 각종 가정용 게임기에서 선보여지는 화려하기 짝이 없는 많은 동영상들에서도 느낄 수 없는 관록을 느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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