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함
enzoy : 자작이네-_-; : 1999/02/23 04:05나우누리에 접속해 친구인 동갑 여자애랑 쪽지를 하다가... 문득 이런 질문을 받았다.
"넌 어떤때 허전해?"
잠시 당황스러웠고, 뭐가 떠오르는 것 마저 없어서
"푸허덕~? 갑자기 무슨 마랴?"
라고 치고는 한참을 생각해야했다. 허전함이라...
"그냥.. 누군가가 허전하다는 글을 써놓은걸 보다가, 한번 물어봤어."
"허전함? 움... 아까 너하고 쪽지하다가 마지막에 보낸 쪽지 후에 니가 대답이 없을 때라든지.. ^^;;;;"
"^^ 그땐 그 말 듣고 별 할말이 없었어. --+++ "
(갑자기 이아가 심각하걸 물어보고 그러네... =_=)
"허전함이라... 사람에 대한 허전함? 아니면 상황에 대한 허전함?"
"그냥.. 허전함."
"머... 나도 감정있는 사람이니까... 흔한 예를 들어 종로 거리를 가득 매운 연인 쌍쌍들을 본다든지... 아니면 남들은 척척 빨리빨리 일을 잘 해 내는데 내가 아는게 적어서 일을 빨리 못한다든지 할때라든지... 그럴때 허전함 느끼지... (넘 상투적인가?)"
"그래. 글쿠나. 의외네? 넌 연애같은거 상관 안 하자나."
"음.. 그건... 다만 그 허전함이 나에게 별 상관이 없다고 해야하나? 그럼 넌? 어떤 때 허전함을 느껴?"
"나? 우움...? 허전함이라? 그런거 별로 안느껴."
"안느낀다고? 정말?"
"그런것 같아."
"그래... 맞다. 이런거 아니? 취미말야. 내 취미가 뭐게?"
"니 취미? 몰라. 뭐야??"
"난 취미가 없어."
"말도 안되. 어떻게 취미가 없을 수 있어.. =_="
"그래. 그거야. 취미는 마치 성별이나 혈액형과도 같은 것 같아. 취미가 없다고 하면 다들 마치 성별이나 혈액형이 없다고 대답을 한 사람이라도 보는 듯 괴물 취급을 해."
"-_-++++"
"그게 아니라면 아주 재미없는 사람 취급을 받거나... 그렇지? 그래서 취미가 없는 나는 취미에 관한 질문을 받으면 순간 당황하며 헤메게 되지. 빨리 적절히 하나를 지어내야만 하는거야. 게다가 그 사람한테 무엇을 취미로 대었었던지를 기억해 두어야만하고. 뭐, 날 잘 이해해 줄 수 있는 친구한테는 솔직히 취미가 없다고 지금처럼 말을 하지만. ^^;;;"
"그게 허전함이랑 뭔 상관이야?"
"나도 허전함을 안느껴. 너와 같은 것 같아."
"???"
"난 쉽게 허전함을 안 느껴. 어찌보면, 난 그렇기 위해 노력도 많이 해. 그런데 허전함이라는 감정은 요즘 사람들에게 있어서 아주 기본적인 것 같이 되어 있잖아. 모두가 마음속에 품고 있어야만 되는 듯이. 여기저기에서 강조되는 것이 허전함이잖아. 현대사회인의 필수 감정이라는 듯이. 그래서 난 허전하냐는 질문을 받았을 때 "아니오"라고 답하면 마치 숨쉬냐는 질문에 아니오라고 대답한 괴물 취급을 받게 될까봐 말을 돌려 대답을 지어내는 것같아. 그래. 대답 다시 할께. 난 쉽게 허전하지 않아."
"그래..."
"... ?_?;;;;"
"나 졸려... 자야겠다."
(넌 맨날 내가 쫌만 말을 돌리면 졸린대라...=_=)
"그으래... 잘자라... 다메바바."
난 상대방을 졸리게 만드는데에는 뭐가 있나보다. 크흑.. 하지만... 열심히 정성들여 말하는데 결론적으로 상대방을 졸게 만들었을 뿐일때의 그 허탈함이란...
그게.. 바루 그 허전함??
__Enzoy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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