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통신이여
enzoy : 자작이네-_-; : 1998/01/23 04:05옛날에 저에게 일어났던 실화를 옮겨 적어 봅니다. 통신을 전화 접속으로 하던 시절에, 컴퓨터를 처음 다루어 보는 한 친구녀석이 통신을 할 수 있도록 이끄는 통화 내용입니다.
머나먼 통신이여
작가:
예전에, Compaq사는 매뉴얼에 나오는 모든 "Press Any Key"라는 문장을 "Press Enter Key"로 바꿀 계획이라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Any라는 키가 키보드 상에 어디에 있냐고 묻는 컴맹 고객들의 문의전화가 갈수록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군요. -_-;
저는 맨 처음 그 얘기를 들었을 때에, Any key 를 Return 으로 바꾸어도 문의 전화는 계속 올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IBM PC 에서는 리턴키가 Enter 키이기 때문이죠. (애플사의 애플 컴퓨터 키보드에서는 애플 ][ 때부터 지금까지 계속 Return입니다만...)
뭐, 물론, 나에게 저 이야기가 전달되는 과정에서 Enter니, Return이니 하는 단어야 잘못 전달 되었을 수도 있는 것이지만, ^^;;; IBM이 실세를 잡았어도... "리턴 키"라는 단어는 사람들의 입에 오래동안 달라 붙어 있다는 사실이 새삼 신기하네요 ^^;;;
제가 예전에 컴퓨터를 아예 생짜로 첨 다뤄보는 친구 하나가 통신 하겠다는 걸 도와주려하던 전화 통화 내용을 기억나는대로 옮겨 적어 봅니다. (친구야 미안하다, 이름은 안 밝히마 ^^)
... 중략 ...
enzoy: "다 쳤으면 리턴키 때려."
초보: "리턴키? 잠깐만.."
(30초 경과)
enzoy: "눌렀어? 막대 그래프 하나 나오고, 다 올라 갔니?"
초보: "리턴 키 찾고 있어.. 그거 어느 부근에 있어?"
enzoy: "(호떡같이 널쩍한거.. 라고 하려다가.. 간혹 리턴키가 넓지 않은 키보드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키보드 오른쪽 위 구석 백슬래쉬 오른쪽에 있어."
초보: "백슬래쉬가 뭔데?"
enzoy: "슬레쉬는 알지? 대각선 삐뚤어진 선분.. 그 글자."
초보: "알지. 물음표랑 있는거."
enzoy: "그래. 그 슬래쉬랑 반대쪽으로 기울어진거. 그게 백슬래쉬야."
초보: "(한참 찾다가) 그런거 없는데? 오른쪽 위 구석은 빼기 키다 임마. 계산기 같은 거 구석에... 빼기키만 있구만."
enzoy: "키패드까지 가지말구. 글자들 있는 키들 무대기에서 오른쪽 위 구석."
초보: "뭐 있는데서? 무대기도 참 많은데 그런식으로 말하면 아나?"
enzoy: "그니까.. 빽스페이스 키 아래 도리에 있어. -_-;;;"
초보: "백스페이스? ... 빽스페이스.. 빽스페이스..."
(30초 경과)
초보: "없는키만 부르냐? 백스페이스두.. 리턴키두 그렇게 써진건 없어! 너 키보드 다른거지? 내츄럴인가 그거지? 돈버는 티내냐? 난 직사각형 키보드란말야~ -_-++++"
enzoy: "먼서랴. 난 내츄럴 키보드 싫어해. -_-;;; (잠시 생각 하다가...) 엔터키.. 엔터키 말하는거야."
초보: "엔터키? 지금 나 무시하나? 엔터키는 당연히 알지. ~ 첨부터 엔터키라고 했으면 될꺼를~! 우쒸~ 말 똑바로 안할래? 엔터키는 엔터키라고 해야짓! 떼끼!"
enzoy: ".......-_-;;;;;;"
초보: "엔터키 아래에 리턴키가 있다고? 내거엔 쉬프트가 있는데.. 이거 혹시 배치 다른거 아냐?"
enzoy: "엔터키 눌러. 엔터키가 리턴키야. 같은 이름이라고."
초보: "뭐? 아~! 난 백스페이스가 엔터랑 같다는 줄 알았지. 뭐야 이거.. 왕짜증이네! 왜 쓰인대루 안읽어??? -_- 그럼 엔터키 위에 백스페이스가 있다고? 음... 그런거 없어 임마. 화살표 키가 있네."
enzoy: "(무슨 횡설수설이야 이거..)뭐라고라.. 그 키보드는 엔터키 위에 화살표키가 있다고라? (이눔이 지금 키패드에서 헤메고 있는건가??)"
초보: "구뤠. 왼쪽 가르키는 화살표키 하나 떨렁 있구마. 글고 보니 이 왼쪽 화살표는 저기 화살표 끼리 모여 있는 곳에 없구 웨에 여기있어? 얼레? 저기에 왼쪽 화살표 또 있네?"
enzoy: "-_-;;;; 그 떨렁 혼자 있는 왼쪽 화살표가 빽스페이스야."
초보: "마리대? 뭐 이따위야~! 화살표를 보고 내가 그게 빽스페이스인지 백투더 퓨처인지 로스트인스페이스인지 우찌 아냐? 그리고 뭐.. 아까... 백슬래쉬라고? 빽자 붙은건 다 왜 그런데? 그 옆에 있는건 원자구만 무슨 기울어진 글자가 있다구 그래? 똑바로 선 것만 있구만. 차라리 숫자 1키를 울트라 사라만다 키라구 불러라 아예."
enzoy: "원자라니?? ?_?"
초보: "돈단위 말야. 원자. 따블유에 찍~간거."
enzoy: "(므으으.. 마저.. 그렇지... 한국어 키보드에는 빽슬래쉬 자리가 돈단위 원\ 으로 되있지... -_-;;;;) 사설빼고 암튼 찾았으면 엔터키 누르기나 해 임마."
(이제사, 하려던 프로그램 설치가 대강 진행되고... 프로그램을 실행하려는 중, 돌발, 에러창 뜨다. -_-;)
초보: "무슨 파일이 없다는데?"
enzoy: "흠.. 그래? 찾아봐야겠군.. 아까 띄운 탐색기에서... 그 디랙토리로 가봐."
초보: "디랙토리? 디랙토리.. 디랙토리...(10초경과.) 디랙토리란 이름 없는데?"
enzoy: "-_-;;;; 아까 그 파일 깐데.. 그 위치로 가라고"
초보: "그래.. 갔다. (그데 방금 말한 디랙토리란건 뭔데?? 궁시렁...)"
enzoy: "F3 키 눌러바바. 그럼.. 뭐 찾는다고 창 하나 나오지?"
초보: "그래.. 나왔어."
enzoy: "이름에다가 별쩜아예나이(*.ini) 쳐바바라."
초보: "별??? 별? 별? 어딧지?"
enzoy: "아스트리스크 말야."
초보: "아스트릭스? 영화 이름 아냐?"
enzoy: "(아.. 깝깝뽕. 이거 대체 뭐라고 해야해..)꼽하기 말야. 꼽하기 표시."
초보: "꼬파기? 영어글자 X는 있어도 곱하기는 없는데? 아.. 여기 있겠다.. 어? 아닌데.. 옆에 계산기 같이 생긴 놈에도 나누기 더하기 빼기는 다 있어도 꼽하기는 없어."
enzoy: "백설햄 표시. -_-;; 그게 그거야. 별 같이 생겼자나."
초보: "와.. 나 환장하네.. 이게 우찌 곱하기냐? 백설햄이자! 곱하긴 엑스자지! 또 아스트릭스는 먼데~!!!"
enzoy: "(한숨...) 찾았으면 그저 말없이 눌러 임마. -_-"
(다시 일이 진행 되다가...)
enzoy: "그래.. 이젠 디렉토리를 하나 만들어."
초보: "디렉토리? 아까 없던거? 그래 만들자... 어떻게 만들어?"
enzoy: "파일들 널려있는 데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 누르면 메뉴가 뜨거든.. 거기서..."
초보: "무슨 얘기야.. 메뉴같은거 안떠..."
enzoy: "너 지금 왼쪽 버튼 눌렀지? (뻔할 뻔데기야. 초보들은 다 지가 주로 누르는게 오른쪽 버튼인줄 알어.. -_-)"
초보: "아냐 이놈아. 나를 바보로 아나. 오른쪽 왼쪽 구분도 못하까바."
enzoy: "너 주로 쓰는 손이 어느쪽이냐?"
초보: "오른쪽이지. 나 오른손잡이인거 모르냐?"
enzoy: "그럼, 사람들이 주로 누르는 버튼은 어느쪽이냐?"
초보: "오른쪽이지. 그니깐, 제대로 눌렀다니까."
enzoy: "정말 오른쪽 맞냐?"
초보: "정말 맞지. 그럼 넌 왼쪽 주로 쓰냐? 푸할할~~"
enzoy: "넌 오른손 검지가 오른손의 오른쪽 끝에 달렸냐?"
초보: "??..... (5초간 생각) 아 마따~ 왼쪽이 맞구나~"
enzoy: "......(유구무언)"
초보: "그럴수도 있는거지. 그래.. 오른쪽 버튼. 매뉴 나오네."
enzoy: "새로만들기에서 디랙토리 만들어."
초보: "새로 만들기에서.... 디랙토리?? 어떻게 하는데? 그런거 없다."
enzoy: "(아차...!!) 디랙토리말고.. 폴더. 폴더 만들어라. -_-;;;"
초보: "니 똑바로 말 안할래? 쓰인데로 안 읽어? 지기뿐다. -_-+"
(우여곡절 끝에 프로그램을 다 깔고.. login 직전까지 성공..)
초보: (접속을 하기 위해 핸드폰으로 전화중.) 와! 아이디 치는 화면 나왔다. 드디어~~~ 통신의 세계로~ 인터넷의 바다로 내가 가는구마~
enzoy: 비밀번호 아까 말해준대로 쳐바바.
초보: 그래. 자아.... (5초간 침묵.) 어?? (다시 10초간 침묵) 어래??
enzoy: 웨구래?
초보: 어.. 이상하다. 키보드 고장났나봐. 멋대로 눌러진다.
enzoy: 멋대로 눌러지다니??
초보: 어?? 친 글자가 안나오고... 어라? 무얼 쳐도 백설표밖에 안나와.
enzoy: -_-;;;;;
초보: 와~ 키보드가 나 통신하려는거 눈치 깠따~~~. 고생해서 여까지 왔더니 여기서 키보드가 고장나나? 와. 타이밍 죽이네~ 야 이거 어쩌냐? 키보드가 백설표에서 합선되었나봐. 옆 집 가서 키보드 빌려올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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