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구 시
enzoy : 쇠털나날/FunSeek - 웃음거리 : 1997/12/15 15:53당구를 소재로 개작한 패러디 시들의 모음입니다. 이러한 개작시에 있어서는 종로학원의 누군가(MK라던가?)가 상당히 유명했다는 말을 들은 적은 있으나 모두 저자가 불명확하여 이를 저자명을 기재할 수 없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아시는 분은 메일을 주시길.. ^^)
당시.
오백을 칠 때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 없기를...
큐대에 이는 초크 가루에도 나는 괴로워 했다.
쫑과 더블은 뽀루꾸로 모든 죽어 가는 공을 살려야지.
그리고 나한테 주어진 가야시를 착실히 빼내야겠다.
오늘밤에도 흰공이 적구를 스치운다.
작품해설::
무려 500을칠때까지 외상한번 없이부끄럽지 않은 삶을 산 작가의 청렴함을 엿볼수 있다, 초크가루의 환경오염을 걱정하는 작자의 미래지향적모습과 당구발전적 모습도 보인다, 500도 히로를 할수 있단 겸손함도 엿볼수 있다.
오시로 우라 치겠소
오시로 우라 치겠소
다이가 한참 갈이
각 없다하니 구멍 파고
시네룬 적당히 주지요
겐세히 있다 쫄리 있소
쫑은 저절로 피할려오
가야시가 되걸랑
하나 더 쳐도 좋소
뽀루꾸라건
웃지요. ^^
작품해설::
오시로 우라를 쳐서 쫑을 빼겠다는 작가의 높은 다마수를 말하는 대목과 구멍을 파서 쿠션을 치겠다는 작가의 말에 가락을 즐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쫑은 저절로 피할 것이라는 초현실주의적인 사상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그리고 '실력이냐, 아니냐?'고 묻는 사람에게 그냥 웃어 보임으로써 현실을 뛰어넘는 작가의 세계를 알 수 있다.
가야시의 침묵
가야시는 갔습니다. 아아! 사랑하는 나의 가야시는 갔습니다.
푸른 다이빛을 해치고 양쪽 똥창을 향하여 난 길을 굴러서
차마 떨치고 갔습니다.
황금의 큐대같이 곧고 빛나던 옛 실력은 차디찬 미스를 내어서
한번의 삑사리에 날아갔습니다.
날카로운 초나미의 추억은 나의 운명의 결승을 불러 놓고
뒷걸음쳐서 같습니다.
나는 향기로운 공의 쫑 소리에 귀먹고
꽃다운 공의 배치에 눈 멀었습니다.
가야시도 당구의 일이라 모였을 때 미리 찢어지는 것을 염려하고
경계하지 아니한 것은 아니지만, 겐세이는 뜻밖의 일이라.
우리는 모일때 찌어질 것을 염려하는 것과 같이
찢어질 때 다시 모일 것을 믿습니다.
아아! 가야시는 갔지마는
나는 가야시를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작품해설::
가야시의 실패 후 겪는 셀프 겐세이의 상황에서도 찢어지면 다시 모인다는 불교의 인연설이 뒷받침되어 또 한번의 가야시를 애타게 기다리는 마음을 간절히 노래하고 있다.
당 개
거룩한 우라는
종교보다도 깊고
불붙은 맛세이는
사랑보다도 강하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아리땁던 그 큐대
곧게 뻗어나가며
그 석류속 같은 적구
두개를 다 맞추었네!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구르는 적구는
길이길이 모이리니
그대의 꽃다운 다마수
어이 아니 오르랴.
아! 강낭콩 꽃보다도 더 푸른
그 다이 위에
양귀비꽃보다도 더 붉은
그 적구 굴러라
작품해설::
훌륭한 여인이었던 논개와 당구의 여걸인 당개를 비교시키는 잔머리가 돋보이며 적구와 다이의 표현 능력이 돋보인다.
당개 : (?:190?-194?) 암울했던 일제 시대때 이 땅에 당구를 보급하기 위하여 자신의 모든 것을 바쳤던 인물. 당시 총독부 사령관 '뽀루꼬상'과 죽방을 쳤으나 크게 물리게 되자 그를 껴안고 3층 당구장에서 뛰어 내려 같이 즉사하였다고 함.
다마화상
산모퉁이를 돌아 외딴 당구장을 홀로 찾아가선
가만히 들여다 봅니다.
다이 위에서 적구가 붉고 큐대가 흐르고 가야시가 펼치고
하이야 다마가 구르고 겐세이가 있습니다.
그리고 한 틈이 있습니다.
어쩐지 그 틈이 미워져 돌려칩니다.
돌리려다 생각하니 히로가 날 것 같습니다.
도로 가 들여다 보니 그 틈은 더 좁아보입니다.
다시 그 틈이 미워져 돌려칩니다.
돌리려다 생각하니 빵꾸가 그리워 집니다.
다이 위에는 적구가 붉고 큐대가 흐르고 가야시가 펼치고
하이야 다마가 구르고 겐세이가 있고 추억처럼 틈이 있습니다.
작품해설::
누구나 뺄 수 있는 가야시가 펼쳐졌으나 겐세이 때문에 다른 길을 선택할 수 밖에 없는 작자의 애잔한 갈등이 느껴진다. 적구와 다이 사이에 난 작은 틈을 발견하고서 이를 뚫고 싶지만 왠지 불안하고 그냥 쿠션을 이용해 돌려 맞추려 해도 상대의 흰공이 가로막아 히로가 날 것 같은 상황에서 작자는 번뇌의 번뇌를 거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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