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고 강렬한 첫키스.

enzoy : 쇠털나날/카라이프 - 자동차관련 : 2003/08/19 15:07

첫키스가 이렇게 깊고 진할줄은 정녕 몰랐다.

주초에 열심히 농로를 달리던중...
비가 오고 있었다.
많이 오고 있었다.
그다지 빠르진 않지만 농로치곤 다소 빨랐을지도 모르겠는 속도로 달리다가, 길이 휘어지는 곳 직전에 있는 과속 방지턱을 전혀 못보고 지나치게 된게지 - -; 방지턱에 색칠도 안되어 있고, 비오고, 하늘 비치고 하니 안보이더라고. 길이 휘어진 곳은 농가가 놓여있어 휜길 저편이 보이지 않는 곳이었다.

뚜둥~ 차가 바운싱을 시작할 때에, 휘어진 길 앞에서 나와 비슷한 속도로 마주 오는 무쏘를 보았고...
있는 힘껏 브레이크를 밟았으나 ABS가 동작하는 진동이 느껴지면서 오히려 제동이 거의 안되다 시피하는 느낌이 들더니, 빗길을 미끄러져 무쏘를 향해 마구 차가 가더군.

정면 충돌은 피해야겠다 싶었던 순간 빠악! 조수석쪽 앞 범퍼로 무쏘의 조수석 앞 범퍼를 받고서 팅겨져 나가 논두렁과 깊은 키스에 빠져야만 했다.

논두렁에 박혀 핸들을 두손으로 잡고 굳은 자세에서 들었던 생각.
"쓰파 좆 되었구나. ... ... 근데 몸은 신기하네 말짱하네."

그리고... 인라인이니 스노우보드니 번지니 그런거 많이 하다 보니까 그런지 받는 순간에 꽤 스릴과 재미가 느껴졌다는 것... 난 참 위험한 방식으로 살고 있나부다.

잠깐 더 정신을 차리고 보니 조수석 아이스 박스에 차분히 들어있어야 할 새끼돼지 시체가 입에서 거품을 쏟아내며 내 허벅지를 애무하고 있었고 - -;; (양돈장에 돼지 폐사가 생기면 시체를 들고 서울대 수의학과에 가져가 병성 감정의뢰를 맡긴다.)
손고리를 당기자마자 중력에 의해 자동으로 열려서 논바닥에 쳐박히는 내 차의 문을 볼 수 있었다.

다시 스치는 생각.
"젠장... 이러고도 에어백이 안터져도 되는거야? 에어백 뭐다러 달아줘?"

뭐 암튼...
내 뉴EF.
굵직하게 첫경험을 끊었다 - -....

후일담 : 분명 당시의 내 차는 ABS 모듈에도 문제가 있었고, 에어백도 믿을 수 없다. ABS 모듈의 경우 그날 카센터에 가서 체크해보려 하니 콘트롤 자체가 커넷션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내가 그 모듈 보관해달라고까지 했는데, 나중에 가보니 보관해주지 않았었다. 그리고 현대측과 이 부분에 관해 며칠을 아규했지만, 결론은 없었다.

너무나도 바쁜 생활을 하는 영업사원으로써 시간을 무한히 투자할 수도 없었고, "현대차 다시는 안사겠다."고 결론을 내리고 말았던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메이져로써의 쓸떼없는 곤조가 많고, 이런 상황에 처한 고객을 대하는 태도 자체가 글러먹었다. 2003년의 소나타는 정말 공히 하자가 많기로 소문이난 차량이었다.

난 평생 현대차를 살 생각이 없어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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