숭실대 상가 마침내 헐리다.

enzoy : 쇠털나날/쇠털날 - 일상다반사 : 2000/09/26 05:18

숭실대의 찻길쪽 아웃라인에 있던 낡은 상가건물...
아는 사람 있겠지?
어제 헐렸다.
참 느낌이 시원시금털털하더만...
나 한때는 작업실이 그 상가 2층에 있었는데...
우리집이랑 넘 가까와서 스릴 만점이었다. (나 작업실 같은거 있는거 부모님들 모르시자나.)
헐어놓은 꼴을 보니까.. 숭실대 외관은 앞으로 아주 한창 수려해질것 같더라.

그린 (2000/9/26,10:45)

    일욜날도, 어제도 거기 근처를 지나다녔는데, 7호선 타느라고,
    뭐 난 주변 주민도 아녀서 별상관은 없지만, 거기 헐기전에
    거기 상가주민들이 숭실대 총장 머라머라 욕하구 써붙이고 했던데,
    그건 왜 그런거였어?

enzoy (2000/9/27,4:4)

    나 거기 잠시나마 살아봐서 (작업실을 그곳에 두었었음.) 아는데, 그곳 상가 주민들은 그닥 데모할만한 자격이 대단친 않은 것 같다. 또한, 그 사실을 어느정도 아는 숭실대 학생들도 데모에 적극적으로는 나서주지 않았고, 상가 주인들은 그것으로 학생들을 욕했다고도 하고, 나는 또한 참새매가 퍼온 글을 보고 학생회의 데모 주제 상실과 상투적이고 얄팍한 움찔함, 연례화 같은 것도 느낀다.

    정확한 판단인지는 알수 없으나, 내가 보기에는... (어디까지나 내가 보기에다) 그곳 상가 주민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곳 헐릴것을 다 예감하고 알고 있는 상태. 그래도 뭔가 받아 가겠다고 결사 투쟁을..? 게다가, 몇명을 빼고는 이미 다 갈곳이 있고, 오래전에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간 후 이중으로 다시 세를 놓고 월세빨면서 딩가딩가 잘 살고 있고, 그러한 이중삼중 세놓기 관계가 매우 복잡하다. 집주인들이 숭실대측에 내야하는 땅세는 철거가 가시화되기 시작한 2년전부터 이제까지 내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

    건물 자체도 너무 낙후되고, 소방대책같은 것이 없어 매년마다 불 한번씩 나면 살던 사람 쫄딱 살림 날리더군.
    암튼 나는, 그곳 집주인들은 받는것 없이 철거되어도 그닥 할말이 많은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문제가 많이 될 수 있지. 빡빡하고 쉽지 않은 삶들도 몇 있고. 대부분이 겹치기 세놓기의 경우이고, 철거에 의한 아무런 보상도 못받는다. 심한경우, 철거 예정 사실을 모르고 억대의 권리금을 내고선 호프를 차린 사람도 있다던가... (확인 안한 사실)

    암튼 난, 누구든, 삶이 아무리 각박하든, 새집으로 이사를할 때에 그 집에 대해 충분히 알아보지 않고 들어가는 것은 바보짓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피해를 보게 되었으면 그건 인생에 있어 섣부르고 안일했던 죄값이지. 이렇게 어린 나도 작업실 구하고 옮길때, 장부 때보고 얼마나 많이 따져보는데.

    그렇게 꼬인 상태에서 주민들이 죽어도 안나가는데, 학교에선 그러면... 깡패를 불러야지 별 수 있겠나... 싶은 생각도 들고... 또 한편으론 내가 대학생이었다면 이따위로 생각을 했을까 싶기도 하고...

    잘 모르겠다. 암튼 지금의 나로서는 그곳 주민들에게 손을 들어주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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