겜방돌이의 일기 #4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 삥까리

enzoy : 쇠털나날/게임똥X - 게임매니아 : 2001/09/20 02:44

정말로, "솔직한 심경"을 설문 조사한다면...

과연 "경찰"을 봤을때 좋은 기분, 혹은 안심되는 느낌 같은것을 느낄 사람은 13세 이상 전체 인구의 몇 %나 될까? 항상 궁금한것 중 하나이다... 이런 것이 궁금해질때면, 야밤에 푱~하고 하늘 높이 날아 올라서 남한이 겨우 대강 다 보이는 정도의 고도에서 내려다보면서, "이런이런 놈들은 빨간점으로, 저러저런 놈들은 파란점으로 보여랏" 하면 촤르르.. 점묘로 보이는 그런 초능력이 있었으면.. 하고 공상해 보곤한다.

저번주에 불법 소프트웨어 단속이 뜬다는 소문을 듣고, 걸릴것이 없도록 시디 이미지 프로그램까지 모두 라이센스 구비를 해놓은 바, 단속에 대해서는 별로 걱정을 안하고 있었던 오늘의 평화로운 낮 한때...

헉스... 바로 그 때였다. 저녁시간에 갑자기 형사인지 뭔지하는 나바리 한명이 들어닥쳤던 것은. 우리는 당당했다. 걸릴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 러. 나.

강남구청 청소년&여성어쩌구하는 쪽에서 나왔다는 이 사람은 불법 복제에 관해서는 간단히 체크만 하고 넘어가더니, 카운터에 전시되어 있는 디아블로 확장팩을 집어 들었다.

나발: "이거... 불법이로구만. 불법이야. 쯧. 짭."

처음엔 뭐가 불법이라는건지 몰랐다. 그 나발은 일단 카운터에 있던 나에게 말했다. "학생은 상관할거 없고, 사장이랑 나랑 말 좀 하자고. 여기 얘기하는거 들어서 좋을 것 없으니 저쪽에 가 있으라"고. 이게 무슨소리인가 -_-.

암튼 나는 짭새류 비위 건드려서 좋을거 없다고 생각해서 하란데로 일단 카운터에서 좀 먼곳으로 갔다. 그러나... 손님들이 계산을 하려고 카운터로 가고, 또 자리를 바꿔 달라는 등 알바 작업 요청때문에, 내가 카운터로 안갈 수 없는거다.

내가 카운터에서 손님 계산을 해주며 보니, 사장과 그 개나발 자식은 얼굴을 붉히며 언쟁을 하고 있었다. 대강의 대화 내용이 들렸다.

나발: "그러니까, 말씀하잔습니까, 단속, 구속의 의도는 없고, 훈화 차원에서.."

-_-+ 하는 짓이 빤했다. 삥뜯겠다는거지. 그때, 갑자기 나를 훽 보더니 한마디를 던진다.

나발: "아, 학생은 저기 가서 일보래도, 왜 또 여기서 얼쩡거려?"

아니, 손님 계산은 해줘야지 날더러 어쩌라고. 다소 황당했으나, 차근히...

enzoy: "카운터 지키고, 계산하는게 제 일입니다. ^^"

라고 하고, 다시 살짝 빠지는 척하면서 얘기를 다 들어봤다. 그러니까, 문제는 구비하고 있던 디아블로II 확장팩 패키지 중 4개가 "미성년자 사용불가" 버젼이었다는 것이다. 곧 사장님이 잘 모르겠는 부분을 묻기 위해 나를 불렀다.

사장: "enzoy야, 이거.. 미불이라고 빨간 딱지 있는거... 이거 비치만 해도 불법이라는게 맞는거니?"
나발: "아따, 학생은 저기 가 있으랬지!"

순간 머리를 열심히 굴렸지만.. 어찌 해볼 도리가 없었다. 일단, 나발이 나간 후 재설치를 빨리 할 각오로 말했다.

enzoy: "잘 모르겠는데, 피씨방을 위한 틴 버젼이 따로 있는 게임들은 많아요. 하지만 디아블로 II의 경우, 틴버젼과 미불 버젼이 박스만 다르고, 즉 심의번호만 틀리고 바이너리는 아예 똑같다고 들었어요. 그래서 저, 컴퓨터에 깔때에는 미불 버젼 CD로는 깔지 않았는데요. 괜찮은 상태일걸요."

그 개나발 녀석은, 내가 이렇게 방해가 될걸 미리 알고는 멀리 가있으라는 둥.. 그랬던 것이다. 그는 당당하게 말을 이었다.

나발: "긍게, 첨에 말씀 드렸지요. 설치와는 상관이 없는 것이고, 비치만 해도 불법이라니까. 지금 이게 걸린거에요. 근데, 서로 처지 다 알고 하니까... 법적으로 줄가게는 안할테니, 계류의 차원에서 해당 시디들만 압수를 어쩌고"
사장: "비치만 해도 걸린다니 너무 말이 안되지 않나요? 확인 좀 해봐야겠는데요"

나발: "아니 그럼, 내가 지금 없는 항목을 공갈로 단속하는거라고? 긍게, 이걸 비치를 하려면, 아예 미성년자 출입 불가업소면 되는거요. 문에 써있어야하고."

그렇다. 나중에 확인해본 사실이지만, 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었다. 우리나라의 법에는... 미불매체를 비치하는것만으로 법에 어긋난다.

하지만, 내가 알기론, 이런 종류의 케이스가 생겼을 때에, 물증을 빼았겨서는 절대 안된다고 알고 있다. 기십이 들어도 돈을 먹여 빈손으로 보내야지, 아니면 물건을 압수한후, 찾으러 내일 어디로 오라는 식으로 나오는데, 그후에는 바로 입건이 될 수 있는 시점에서 가서 말을 하게 되므로, 고자세로 나오며, 해결이 훨씬 어려워진다던가...

하지만 어쨓든 결국..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러가지로 일은 잘 풀려주지 않았다. 자세히 말하고 싶진 않고, 내가 그 다음 며칠간 추가로 알게된 얘기나 해 보겠다.

해당 게임의 유통업체인 한빛 소프트에 문의하여 알게되었는데, 그 말도 안되는 법조항때문에, 많은 피씨방 업체와 단속처 사이에 갈등이 있었고, 결국 여러가지 과정과 로비를 통해, 해당 법률의 완화와 개정을 촉구하여 안이 통과되었고, 2001년 9월 25일 이후로는 비치를 해도 상관이 없으며, 설치 PC의 미불에 대한 안내 표구와, 청소년이 사용하지 못하도록 조치만 하면 되게 개선되었다는 것.

따라서, 단속기관에서는 삥뜯을 아이템이 하나 줄어들게 된 것이었고, 그 삥을 뜯지 못하게 되기 전에 열심히 단속을 뜨면서 한번의 삥이라도 열심히 뜯어보자는 의도로 평소 하지도 않던 단속을 발바닥에 땀내가면서 열심히 뛰었던 것이다.

사장님은 다시 한마디 하신다.
사장: "아.. 이거 겜방도 정말 법적으로 걸리는거 많구나 -_-"

세상이 다 그런게지... 에효 -o- 다룽디리.

SI (2001/10/3,23:38)

    흐음.. 겜방에도 골때리는 상황들이 정말 많구나.. 잼있다.. 계속 올려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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